철학자 이름
생각해 보세요. 읽는 것이 어떻게 곧바로 생각이 되겠습니까? 읽는 건 생각의 전단계일 뿐입니다. 중요한 건 언어가 곧 생각이라는 점입니다. 책을 읽고도 멍하니 있으면 그건 생각하는 게 아니죠. 하지만 언어는 다릅니다. 우리는 생각 없이 말할 수 없습니다.예를 들어, 사전에서는 농사를 “곡류·과채류 따위를 심어 기르고 거두는 일”이라고 정의합니다. 그런데 네 살 아이에게 농사가 뭐냐고 물어보면 “배추요”라고 답할 수도 있습니다. 어른 눈에는 엉뚱해 보이지만, 그 아이가 가진 짧은 언어로 자기 생각을 표현한 겁니다. 옹알거리는 말조차도 결국은 떠올린 것을 언어로 바꾼 것이죠.그래서 “언어는 곧 생각이다”라는 말은 누구 한 사람의 독창적 발명이 아니라, 오래 전부터 자연스럽게 인식된 사실에 가깝습니다. 다만 철학사에서 이 명제를 체계적으로 말한 사람으로는 독일 철학자 빌헬름 폰 훔볼트(Wilhelm von Humboldt)가 대표적입니다.